사주명식은 태어난 시간으로 한다. 시간은 역법(曆法)의 체계를 따르고 있고 고대에는 동지로부터 적일(積日)하여 역법을 계산하였다. 『사기』에는 동지에 甲子일로부터 일진(日辰)한다는 뜻에 일득갑자(日得甲子)가 있고, 『한서』「율력지」에는 규표로 해의 길이가 같아지는 날을 1461일로 산정하여 1년을 365¼로 정하였다. 즉, 일정한 주기성을 찾아 그 주기성으로 날을 계산하여 년과 월을 정하였다. 이후 역법은 복잡하게 발전하지만 역법체계는 날(日)을 기본 단위로 했음을 알 수 있다. 역법을 이용한 사주명식에서 일간을 주로 삼는 준거라 할 수 있다. 또한, 사주명리에서 월령을 중요한 골자(提綱)로 여긴다.
동양에서는 고대로부터 계절에 중요성을 강조해 왔으며 계절(四時)의 변화는 곧 천지와 통하여 만물이 화생한다고 하였다. 『주역』「계사전」에 “변통을 사계절과 짝을 짓고 있다.(通變配四時)”이는 사시는 변화를 말하고 어떤 상황에서 소통해나가는 의미를 말하고 있다. 또, 『논어』「양화」에서는 “四時가 運行되고 온갖 물건이 生長한다.”라 하여 계절의 운행하면서 변화를 조장하여 생장을 만든다고 하였다. 이는 한번 동하고 한번 정하는(一動一靜) 하늘의 도(道) 말하고 있다. 계절은 곧 역이며, 역은 곧 변화를 말하는 것이다. 이에 만물화생의 첫 번째로 자연현상인 사계절과 기후가 있다. 즉, 하늘의 명령을 받아 땅에서 실어주고 생육하여 계절속에서 만물을 길러낸다 하였다. 『자평진전』「논십간십이지」에서는“甲乙은 천(天)에서 행하고 寅卯가 받아들인다. 寅卯는 지(地)에 존재하고 甲乙이 寅卯에 베풀어 준다”고 하여 지에 존재하는 寅卯는 하늘의 명령을 받고 있다. 이것이 월지에서 하늘에 명을 수행하는 월령이다. 월령은 월지 안에서 명령을 받아 간직하여 수행하는 곳이니 명령이 있는 곳은 월지에 지장간이라 할 수 있다.
『子平眞詮』격국용신은 일간을 주(主)로 삼고 월을 용신으로 하여, 간지의 배합에 따라 성과 패로 운명을 논하고 있다. 배합에서는 일간과 월지를 대입하여 길신과 흉신으로 구분한다. 길신이면 순(順)으로 배합되고 흉신이면 역(逆)으로 배합이 되는 것을 성(成)이라 한다. 순용과 역용이 배합에 맞지 않는 경우를 패(敗)로 구분한다. 성을 이루게 돕는 신은 상신(相神)이고, 폐가 되었을 때 패의 요소를 해소하여 다시 성을 이루게 하는 것을 구응(救應)이라 한다. 이것이 격국용신론에 특징적인 간법(看法)이라 할 수 있다.
현대명리에서 통용되는 억부론의 용신론은 일간의 강약에 따라 용신을 정하고, 정해진 용신에 대·세운을 대입하여 길흉을 판단하는 간법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대·세운은 변화한다. 그 변화에 따라서 용신을 돕는 운이면 길이고 용신을 극하는 운이면 흉으로 판단한다. 억부론은 길흉의 변화에는 격국용신과 일치하는 면이 있지만 한번 정해진 용신은 변하지 않는 논리를 가지고 있다. 용신이 변화지 않는 다는 말은 원국에서 구하는 용신이 변하지 않음을 말하는 것이니 원국은 고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역은 항상 변한다는 의미와 조금 다른 면이 있고, 이는 길흉은 있으나 변화는 없다는 말로 해석될 수 있다. 격국용신은 원국에서 성·패가 이루어지는 것과 동일하게 대·세운에 따라 원국에서 격국용신의 변화가 나타난다는 이론이며, 모든 변한다는 변화의 논리는 주역적 사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대부분 명리서는 유학자에 의해서 저술되어 전해진다. 이들은 관직에 나가기 위해서는 유학을 공부해야만 했다. 『자평진전』「논십간십이지」에서 “木이 천에 있어서는 상(象)을 이루고, 지에 있어서는 형(形)을 이룬 것이다.”하여 『주역』「계사전」“천에 있어서는 상을 이루고(在天成象) 지에서는 형을 이루니(在地成形) 변화가 일어난다(變化見矣)”는 구절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어, 여기서 유학자들은 주역을 익혔음을 알 수 있다. 이로서 주역에서 말하는 통변에 사시(四時)와 격국용신법의 월령은 서로 계절을 바라보는 사고적인 연결이 있음을 알 수 있다.
하늘의 높고 낮음(天尊地卑)에 따라 위(位)가 생겨 부귀빈천(富貴貧賤)이 나눠지고, 누구에게나 주어진 자품(資稟)이 같지 않기에 부류가 모여 여기서 길흉화복(吉凶禍福)이 나눠진다. 역은 멈추어 변화지 않는 것이 없다. 부귀빈천은 원국에서 드러나고 고정된 것이 아니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면서 길흉화복이 들어난다.
사주명리의 추명에는 여러 종류의 간법이 있다. 그 중에『자평진전』은 격국을 중심으로 하는 간법이다. 원국 추명에 앞서 정확한 격국을 정해야 한다. 격국을 정하는 것을 취격이라 하고 취격 후 원국에 배합을 보고 상신을 찾는다. 만약, 패가 성립할 때 패를 해소해 주는 구응이 있는가를 판단하여 성·패를 결정한다. 성격을 이루는 경우는 순·잡을 논하고 유력과 무력으로 격국의 고저를 살펴 인간의 부귀빈천을 예측하는 단서로 삼고, 대·세운의 흐름에 따라 원국에서 변화는 성·패를 살피어 생극(生剋)의 선후로 인간의 길흉화복에 대한 예측의 단서로 삼는다.
격국용신에 성·패의 사회적 추론은 고정된 이론이 아니며 그 시대의 흐름에 맞게 이해되고 대입되는 추론적용에 문제이다. 우선 온고이지신을 본받아 본의를 파악하여야 한다. 부귀빈천은 과거 신분사회와 현재의 사회와는 차이가 있다. 과거와 같은 귀천이 세습되는 계급적 신분사회는 현 시대에서 없다고 할 수 있으나. 현실에서 사회적 귀천은 존재한다. 선망에 대한 부귀빈천이 있을 수 있고, 경제력을 가진 집안, 직업 등이 귀천은 실질적으로 존재한다. 인간은 자신이 속한 사회의 생활권에서 삶에 수준의 비슷한 부류에서는 추구하는 바의 유사한 일면이 있다. 그 일면을 파악하고, 격국용신의 부귀빈천을 대입하여 그에 맞는 삶의 수준으로 간명한다면 통변의 폭을 줄여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역마를 본다면 그 이전에 부귀빈천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경제력과 시간이 있다면 역마는 여행으로 대체가 가능하지만, 하루하루 먹고 산다면 원치 않는 이동이 생길 가능성이 높음으로 결국 흉에 지나지 않는다.
모든 간법의 연구는 인간의 불행을 줄이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해 정확한 예측에 있고, 나름에 장점이 있다. 격국용신은 부귀빈천을 파악하는 것에 장점이 있으며, 격국용신론은 논리적 체계를 갖추고 있어 같은 사람의 사주명식을 다르게 판단하는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이론적 기저와 더불어 더욱 학술적 체계를 갖춘다면 사주명리학의 단점인 견강부회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마철이자. 2024.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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